Jenn-Hui Tan, 글로벌 스튜어드십 및 지속가능투자 헤드
현실적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는 기업의 수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이 최근 투자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서베이에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신뢰할 만한 목표를 수립한 기업의 비율이 43%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에는 그러한 과정에 있는 기업이 57%로 조사되었습니다1.
그러나 담당 기업들이 지속가능성 관련 노력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하여 피델리티를 비롯한 주주들과 기꺼이 논의하고자 한다고 응답한 애널리스트가 대부분이라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기후 온난화 및 생태계 악화가 가하는 위협에 기업들이 눈 뜨고 있다는 점은 이 주제에 관심이 유지될 수 있는 강한 유인으로 작용합니다.
진전이 거의 없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
최근 수년간 많은 기업들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나머지는 상계함으로써 탄소중립을 달성하여 기후 변화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습니다. 대부분의 목표는 파리협정에 맞추어 2050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차트1에서 볼 수 있듯이 피델리티 애널리스트들이 담당하는 기업의 과반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있습니다.
걱정되는 점은 배출 목표와 가시적 행동을 연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부분에 주목한 지난해 서베이 이후 이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사실입니다.
탄소중립의 현실이 한층 더 명확해짐에 따라 애널리스트들은 다양한 결과를 제시합니다. 유럽 에너지 기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이 절대적인 탈탄소화 목표를 제시하지만, 자산을 매각하여 이 목표를 달성한다(따라서 새로운 소유주가 탄소를 여전히 배출)”고 말합니다. 광산 기업이 “배출 목표와 관련한 립서비스만 제공하는 데 그친다”는 보고서도 있습니다.
과업의 부담 때문에 기업들이 목표를 재고하는 경우도 일부 존재합니다. 어떤 채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ESG 분야의 선도사조차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해 보이는 목표로 범위를 좁혔습니다.
가시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3가지 방안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은 분명히 있지만, 어떻게 가야 할까요? 애널리스트들은 기업의 환경 대응을 개선할 수 있는 3가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것은 (1) 규제, (2) 정부 지원, (3) 주주 행동입니다.
피델리티는 지난해 규제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기 때문에, 최근 12개월 동안 도입된 새로운 지침들을 고무적으로 받아들입니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지속가능성 보고와 관련하여 글로벌 기준을 수립했습니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포괄적인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규제는 단독으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아닙니다. 친환경 기술 채택에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제공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과 같은 조치에서 알 수 있듯이 정부 지원의 영향력은 막대합니다. 이는 EU의 그린딜산업계획과 같이, 견조한 전환 경제를 구축하려는 경쟁에서 이기고자 하는 여타 정부 당국의 정책 대응을 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소비자 행동은 임의소비재 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칩니다. 기업의 환경 대응에 미치는 영향의 측면에서 소비자 행동은 규제 다음으로 중요합니다. 가치사슬에서 아래에 위치하여 소비자들과 멀리 떨어져 있는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은 더 제한적입니다. 기업의 환경 대응을 개선하는 데 있어 투자자의 매도 또는 배제와 지정학적 요소는 효과가 별로 없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관여 원칙
이와는 대조적으로, 주주 행동이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애널리스트가 올해는 증가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성과가 가장 좋은 주주 행동은 기업 경영진에 개입하는 형태를 취할 때입니다.
한 유럽 소재 업종 애널리스트는 “광산 기업에 환경적으로 관여하자 해당 기업은 탄소 배출 공시에 관한 우리의 피드백을 명확히 받아들였다”고 말합니다. 차트 3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이는 공통적인 심리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ESG 사안과 관련한 관여에 개방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어떤 애널리스트는 스페인 유틸리티 기업과 나눈 대화를 보고했습니다. “연례 관여의 결과로 기업 행동이 바뀌었다. 보수와 관련해 예를 들면, 이사회는 장기 투자자들과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기 위해 이제 연봉의 20%를 주식으로 보유해야 하며 5년 이상 적립해야 한다.”
투자자들의 집단적 노력이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델리티는 운용자산 총액이 68조 달러에 이르는 기관투자자 집단인 기후행동 100을 이끌면서 호주 광산업체 Rio Tinto에 지속적으로 관여합니다. 그 결과 동사는 이른 바 그린 철강 프로젝트에 지출하는 비용 및 진척사항을 공시하고 장기 보수 인센티브를 통하여 이들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도록 경영진을 장려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물론 지속가능성과 관련하여 립 서비스만 제공하는 기업이 일부 있을 수 있습니다. 전년도 서베이와 마찬가지로,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중시한다고 홍보하지만 행동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하는 애널리스트가 절반에 가깝습니다.
현실에서 이는 다양한 의미를 지닙니다. 애널리스트들은 명확한 행동 방침이 아예 없는 기업들도 있다고 말합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전기차(EV) 생산의 복잡성을 이야기합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지구를 구하는’ EV의 긍정적인 영향을 강조하지만 현실에서는 배터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에 관한 논의는 별로 없다. 게다가 EV는 저렴하지 않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의 모빌리티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면에서, 현 단계에서 사회적으로 미치는 임팩트에 의문이 든다”고 한 채권 애널리스트는 설명합니다.
환경을 의식하는 기업이라고 해서 반드시 사회 및 지배구조 이슈까지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떤 유틸리티 애널리스트는 “많은 재생 에너지 기업이 환경적 이유로 자사가 매우 ESG 친화적이라는 점을 내세우지만, 의심스러운 회사 지배구조 및 수명이 다한 자사 제품(예: 배터리, 태양광 패널)의 사후 관리에 심각한 불확실성이 내재되어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리스크의 현실화
기업의 환경 대응에 계속해서 건설적으로 관여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위협은 실제로 존재하며 기업 운영에 재무적으로, 경우에 따라 물리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후 변화는 대다수 기업에게 중요한 사안이며, 기업들은 이에 적응해야 한다”고 어느 소재 업종 애널리스트는 말합니다.
보험 산업에서는 이 영향을 완화할 방안을 이미 모색하고 있습니다. 한 유럽 금융 애널리스트는 “손해보험사들은 외부 데이터 공급사들과 협업하여 자사의 조사 결과를 기후 및 기상 패턴과 관련한 대규모 데이터와 결합함으로써, 고객과 협력하여 예방 조치를 취하고 그에 의거하여 보험 상품의 가격을 책정한다”고 썼습니다.
이는 피델리티의 최신 ESG 서베이 결과가 낙관론의 한 가지 사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기업들이 탄소중립 계획 수립에서는 뒤처져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전에 비해 리스크를 더 체감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지만 기업들은 그 길로 갈 수 있는 몇 가지 수단과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이유를 발견했습니다.
1 지난해에는 애널리스트들에게,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충분한 자본적 지출을 배분하는 기업의 비율을 물었고, 올해에는 신뢰할 수 있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한 것으로 판단되는 기업의 비율을 물음.